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싱가포르/싱가포르 에피소드&피피생각

싱가포르에서 어이없는 남자 만난 썰-1

by 피피PP 2022. 7. 13.

<곧 죽어도 밥 사주겠단다>

싱가포르에서 겪은 일 중에 최고 어이없었던 일 중에 하나이지 않나 하는 이야기이다.


2018년 12월

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들어왔다고 소개를 해 주는데 편의상 'K'라고 하겠다.

내 입장에서는 새로운 아르바이트생이 맞는데 알고 보니 오래전부터 드문드문 알바를 하던 애였던 것. 학교 때문에 좀 쉬고 있다가 이제 방학기간인지 일하러 온 것 같았다. 나보다 한 살인가 두 살 어린 사람이었음.
키는 나만했고 얼굴은 귀염상? 에 상체는 운동하는지 엄청 다부진 느낌이었다. 머리는.. 싱가포르 남자의 특유의 머리랄까? 어떻게 하는 건지는 모르겠으나 왁스로 머리를 엄청 세우는 느낌?😂

아무튼 우리 오래된 직원들이랑은 거의 아는 사이고 애가 붙임성도 좋고 일도 썩 나쁘진 않았다.


근데 만난 지 얼마 됐다고 일하다가
"와하하하~너 웃긴다! 나중에 내가 밥 사줄게!"
이런 식으로 얘기해서 뭐지? 얘만의 농담인가 싶어서 그냥 웃고 넘겼었다.

그리고 어느 날,
나의 실수로 내가 25불을 메워야 하는 상황이었다. 그리고는 동료들한테 놀림받고 있는데 내가 한숨을 푹푹 쉬면서
"휴, 나 밥 못 먹겠어. 25불이면 2~3일 밥 값인걸?"
이러니까 K랑 다른 동료랑 나를 놀리더니 갑자기 K가
"괜찮아 PP~내가 밥 사줄게~"
이러는 것.

너무 자연스럽게 후욱 들어와서 조금 당황했는데 애써 못 들은 척 무시했다. 근데도 대화 중간중간에 계속 밥을 사준 다는 것. 그래서,
"아악!! 나 밥 못 먹겠어!! 먹으면 체할 것 같아."
이러는데도 끝끝내 내 휴식시간을 확인하더니,
"혹시 있다 휴식 같이 가게 되면 내가 밥 사줄게~"

아니, 밥 못 사주다가 죽은 귀신이라도 붙은 거야? 얘가 나를 언제 봤다고 자꾸 밥 사준다 그래?
불신, 의심, 경계

그리고는 이달 말 즈음에 문자가 오기 시작.
한국에서 뭐 혹시 필요한 것 있냐고 묻길래 어, 있다 하면서 사진 보내줌😂
자기 친구가 한국에 여행 갔는데 부탁하면 된다는 식으로 얘기하는 것.

굳이...?
(내가 보낸 사진이 불닭 까르보나라 떡볶이인가 그랬음 하하하)

뭐 결국에는 안 되는 거였는데 약간 그렇게 연락할 구실을 찾아서 연락한 느낌?이었다.

 

그 후로 계속 드문드문 연락이 왔었다. 시답지 않은 걸로.

 

그래서 그냥 친구처럼 대했다.

남자를 친구처럼 대하는 나의 큰 차이점은 욕을 쓰는가 안 쓰는가.

 

얘도 뭔가 나한테 관심 표현하는 게 느껴는 지는데 제대로 오는 건 없다고 해야 하나? 떠보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.

 

하나 좀 감동 아닌 감동?이었던 거는 싱가포르 설 전에 쿠키 같은 주전부리들을 파는 사람들이 많은데 자기 친구 중에 그걸 하는 사람이 있는지 나보고 몇 개 고르라고 하고는 설 선물로 그의 친구가 배달해줬다.

싱가포르에 가족이 있는 게 아니니까 약간 그렇게 설에 누가 챙겨줬다는 사실이 고마웠다.

흐음... 어장 관리인 건지 헷갈린단 말이지?

근데 헷갈리게 하면 진심 아니랬는데🤔

 

일 할 때, 누가 물으면 여자 친구 없다고 하고 사람들이 나랑 엮으면 가만히 있고, 계속 밥 사준다 하고 은근슬쩍 팔 같은 곳 터치하고. 지금 생각하면 남자 여우짓이었네.

 

 

-2편에서 계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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