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싱가포르/싱가포르 에피소드&피피생각

싱가포르에서 어이없는 남자 만난 썰-2

by 피피PP 2022. 7. 14.

<천천히 열받는 중>


어느 날,
생일이 언제냐고 묻길래, 2주 후라니까 깜짝 놀라며 그렇냐고 생일날 뭐하는지 묻고는 자기가 생일밥 사주겠다며 얘기하는 것.

🤔그래, 그렇게 밥 사주고 싶다는데 알겠다고 함.
그리고 생일 즈음에 해서 밥을 먹으러 가기로 했다.
오 생각해 보면 싱가포르 와서 외간 남자랑 단 둘이서 밖에서 밥 먹는 건 처음인 듯한데 하하하하하하

일본식 샤부샤부를 먹기로 하고 저녁에 7:25에 만나기로 했다. 집 근처라서 나는 심지어 일찍 도착함. 7:13
얘는 7시 50분 넘어서 도착. 학교 수업 마치고 오는 거라서 이해해주려 하지만.. 첫 만남부터 지각이라..
하?🤷🏻‍♀️

아무튼 샤부샤부 배 터지게 아주 잘 먹고 ㅋㅋㅋㅋ
계산할 때 은근슬쩍 보이는 게 160불이라고 본 것 같은데 영수증 달라니까 됐다면서 자기가 계산을 함.


일단 알겠다고 잘 먹었다고 하고는 다음에 내가 밥을 사던지 하기로 했다.

조금 걸어서 각자 버스 정류장 가서 헤어졌음. 별일은 없었다.


뭐 나쁘지 않은 첫 외식이었는데😂
여전히 헷갈린단 말이지?

조금 의문이었던 게 160불이 적은 돈이 아닌데 쉽게 사줄 수 있는 금액인가? 싶었다.

한국으로 치면 15만 원 정도 되겠는데, 싱가포르에 온 지 그리 오래되지 않았고 문화도 잘 모르겠고 해서 의문점 투성이었다. 좋아해서 돈을 쓰는 건지, 아니면 물가가 비싸서 한번 외식값으로 십만 원은 쉽게 나오니까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밥을 사줄 수 있는 건지.

심지어 레스토랑도 본인이 찾고 예약했음. 한국이었으면 이거는 그린 라이트라고 보겠는데 얘 하는 짓이 영 잘 모르겠더라.


가끔 연락 와서 연락하면서 가끔 재밌고 가끔 화나고 그러는데 그러면서 또 정이 드는지 연락 없으면 괜히 심심하고 외롭고 그랬다.
이게 다 환경 탓이니라.
외국에 혼자 사려니 외로움이 커서 더욱더 그랬던 것 같다. 한국에 있었으면 이런 감정 느끼지도 않았을 것 같음.

이때쯤까지만 해도 싫은 감정 없이 잘 지내고 있었기 때문에 더욱이 그랬다.

연애를 많이 해본 게 아니라서 잘 모르겠는데 뭔가 아니란 느낌이 들긴 했다. 몇몇 한국인 남자 사람 친구한테도 물어봤는데, 아닌 것 같다고 함.
외로워서 홀라당 넘어갈 뻔했는데 다행히 나는 이성적인 사람이었다.😂


처음에도 어렴풋이 느끼긴 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더욱더 어리고 철 없이 느껴지는 포인트가 많았기 때문에 다행히도 얘한테 빠지진 않았던 것 같다. 그리고 이러한 점들이 나중에는 천천히 나를 화나게 만들었다.

1. 같이 일하면 다른 여자 칭찬을 엄청 한다.
여자지만 예쁜 여자 보는 거 좋아라 하는데 손님 중에 예쁜 여자가 있으면
"우와, 저 사람 예쁘다" 이런 얘기를 종종 하곤 했다.
근데 어느 순간부터 도가 지나치게 얘기하는 것.
"피피! 피피! 저 사람 봐 예쁘다, 진짜 예쁜 것 같아."
"아, 엉 그렇네"
"부러워?😂"
이런 식.
처음에야 받아 주다가 어느 순간부터는 약간 나 질투 나게 하려고 하는 건가? 싶은 생각도 들고. 워낙에 중간이 없어서 슬슬 짜증이 나기 시작했음.

얘가 눈치가 없는 것 같았다. 정말 싫은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.

2. 나를 열받게 하는데 도가 텄다.
연락 와서는
"피피, 곧 슬픈 소식이 있을 거야☹️"
"응? 뭔데?"
"곧 알게 될 거야"
"뭐야, 뭔데 그래?"
"나중에 알려줄게."
...
😑
진짜 딱 싫어하는 스타일.
안 알려 줄 거면 말을 애초에 하지를 말던가, 자기는 다 알고 있는 척, 내 반응 떠 보려고 하는 게 느껴져서 짜증이 났다. 막상 들어보면 별것 아니거나 나도 이미 알고 있는 것들이 많았음.
저런 식으로 종종 내 관심을 유도하던데 처음이 한두 번이야 모른 척 반응해 줬지만 계속되는 관심 유발에 그냥 내버려 뒀다. 나는 굉장히 반응 안 해주는 사람이기 때문에.

나라는 사람, 사람 싫어하면 얼굴과 말투에서 티가 너무 많이 난다. 

얘가 신경 거슬리게 해서 엄청 떽떽거리면서 직설적으로 꼽는데도 얘는 장난인 줄 알고 눈치 못 채는?

눈치 없는 바보였다; 그리고 별 것 아닌 걸로 웃으면서 터치하고 이런 것도 너무 싫었다. 점점 극혐이 되어가는 중.

 

그리고 밥 언제 사줄 거냐고 한 번씩 던지는데 처음에는 돈이 많이 나온 것 같아서 밥 한 번은 사야지 싶었는데 싫었다. 특히나 이런 타입의 사람한테 빚지고 사는 성격은 아니지만, 내가 밥을 산다면 밖에서 둘이 한번 더 봐야 하고 데이트 아닌 데이트를 해야 할 것이며 얘는 또 오해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너무 싫더라. 이미 비호감을 넘어서 혐오로 넘어가고 있었기 때문에...

어차피 자기가 사주고 싶다 해서 나간 거니까 그냥 내버려 두기로 했다.

"피피! 나 밥 언제 사줄 거야?"

"NEVER"

"What?😅"

 

웃겼던 것 중 하나는

밥을 얻어먹고 나서도 내가 얘 전화번호를 저장을 안 한 것😂 어느 날 내가 그룹채팅 스크린숏을 해서 보낸 적이 있는데 우연찮게 얘 이름이 저장 안 된 걸 발견해서 엄청 뭐라 하더라. 실망했다고. 하하하 나도 좀 미안했는데 뭔가 저장하기 귀찮아서 안 했던 것 같다😅

또 내 생일 지나고 얼마 후에 얘 생일이었는데, 알려 줬음에도 거의 까먹어서 얘가 삐졌었음.

흠 나도 그렇게 크게 진지한 호감이 있었던 건 아니었구나 싶다.

 

 

-3화에서 계속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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